쿼크는 양성자나 중성자처럼 원자핵을 이루고 있는 입자의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는 것이 미국의 스탠퍼드 선형 가속기 실험에서 파헤쳐졌다. 양성자 속의 쿼크를 양성자 밖으로 끄집어낼 수는 없지만 양성자 속을 뚫고 지나온 양성자는 쿼크와 부딪친 흔적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었다.
깨끗한 에너지를 얻기 위하여 ‘미니태양’이나 ‘상온핵융합반응’같은 언젠가는 실현될 수 있는 구상 이외에도 다른 여러 가지 발상이 있기도 하다. 이런 발상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기 위하여 좀 더 근본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하여야겠다.
지금까지는 원자핵이 물질의 최소단위로 논의 되고 있었지만 현대과학은 원자핵 역시 기본소립자가 아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서 이루어진 복합체로 보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양성자와 중성자 역시 ‘쿼크’라고 이름 지은 더 작은 기본소립자로 되어 있다는 학설이 설득력 있게 자리 잡게 되었다.
원자핵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쿼크와 원자핵의 외각을 돌고 있는 전자나 무거운 전자인 ‘뮤온전자’와 같은 렙톤으로서 물질의 구성요소인 원자를 이루고, 이들 원자들이 모여서 우리들이 알고 있는 물질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자리 잡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세상 만물은 몇 가지 종류의 렙톤과 쿼크라고 불리는 기본입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 사이에는 상호작용을 전달하는 게이지입자가 있어서 이들을 뭉치게 했다가 흩어지게 한다고 물리학자들은 믿고 있다. 이들이 뭉쳐서 큰 뭉치를 이루었을 때는 만유인력의 지배를 받으면서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모든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화사하게 피는 꽃, 흐르는 물, 온갖 형태의 동·식물이 이와 같이 몇 가지의 똑같은 기본입자로서 이루어졌다면 어떻게 저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보일 수 있을까? 더더구나 물리학자들의 말을 들으면 같은 종류의 기본입자(소립자)란 것은 똑같은 쌍둥이로 되어 있어 구별조차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처럼 다양한 자연을 이룰 수 있는 것일까?
해답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우리들 모두는 도서관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들이 눈에 들어오고 그 책은 큰 것, 작은 것, 얇은 것, 두꺼운 것 등 그 모양이 가지각색이다.
그러나 이렇게 다양한 책들도 모두가 공통점이 있다. 두꺼운 것이든 얇은 것이든 제1장, 제2장 등이 있고, 그 장은 또 절로 이루어져 있다. 그 속의 문장은 단어로서 구성되어 있으며, 그 단어는 또한 한글이면 ㄱㄴㄷ, 영어면 ABC…등으로 구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ABC 또는 ㄱㄴㄷ이 단어 속에서 가장 기본적인 요소일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모르스 부호라는 것을 이용하여 전문을 보냈고 현대 컴퓨터는 0과 1로서 모든 글자와, 기호를 만들고 계산을 해내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위대한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0과 1을 어떻게 나열하였는가에 귀착됨을 알 수 있다.
이와 똑같은 방법으로 자연을 만들고 있는 0과 1에 해당하는 기본입자를 물리학자들은 쿼크와 렙톤이라고 이름 지어 부르고 있는 것이다. 쿼크 셋이 모여서 양성자라고 불리는 수소원자의 핵을 이루며, 여기에다 전자라고 불리는 렙톤이 수소핵 주위를 마치 태양주위를 도는 지구처럼 돌고 있다. 이것이 바로 수소원자인 것이다.
양성자조차 기본입자가 아니고 쿼크로 되어 있으리라는 생각은 1960년대에 이르러 미국인 겔만(M.Gellmann)박사와 츠바이그 박사에 의하여 싹트기 시작했다. 그들은 양성자처럼 크기가 있는 입자가 기본입자일 수는 없고(양성자는 그 반경이 약 10-13cm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다 더 작은 쿼크라는 기본입자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쿼크는 어찌나 작은지 크기가 없는 하나의 점이며, 전기량도 양성자의 전기량과는 달리 그의 3분의 1이나 3분의 2쿨롱의 크기를 가진 입자라고 생각했다. 겔만의 쿼크이론이 자연계에 있는 모든 원소를 이루고 있는 입자들을 잘 설명하고 있으므로 쿼크를 찾으려는 대대적인 사냥(?)이 시작된 것은 당연하다. 입자가속기가 쿼크를 찾는 데 이용된 것이다. 입자를 가속시켜 얻은 강한 힘을 가진 입자를 원자핵 속에 들어 있는 양성자와 중성자에 충돌, 이를 파괴시켜 그 속에 들어 있는 쿼크를 몰아내려는 실험을 수없이 하였다. 하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우주선 속에서 쿼크를 봤다는 논문을 발표도 하였고, 원자핵을 파괴하여 쿼크를 몰아내는 데 성공하였다는 학술논문도 있었지만, 그 모두가 사실이 아님이 곧 밝혀졌다. 아무리 찾아도 쿼크는 하늘에도 땅에도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겔만 박사의 쿼크이론은 허황된 허설에 불과할까?
그렇지 않다. 쿼크는 양성자나 중성자처럼 원자핵을 이루고 있는 입자의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는 것이 미국의 스탠퍼드 선형 가속기 실험에서 파헤쳐졌다. 양성자 속의 쿼크를 양성자 밖으로 끄집어낼 수는 없지만 양성자 속을 뚫고 지나온 양성자는 쿼크와 부딪친 흔적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양성자 속에는 크기가 점처럼 작고 전기량을 지닌 입자가 있어서 그와 충돌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되었던 것이다. 그 작은 입자의 회전속도 역시 겔만의 이론대로였다.
아무도 원자핵 밖에 나온 쿼크를 본 사람은 없다. 사실상 핵력의 이론에 의하면 쿼크를 원자핵 밖으로 몰아내려면 무한한 에너지가 드는 까닭에 독립된 자유 쿼크를 볼 수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론은 이론이고, 깨지지 않는다는 원자도 깨졌고, 최소의 입자로 알려졌던 양성자도 쿼크라는 기본적인 작은 입자로 구성되었다는 증거도 있으니 언젠가 원자 핵 밖에서 독립된 쿼크를 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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